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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e Private Travel







안녕하세요. 

Frede Private Travel (이하 FPT)입니다.


저희 FPT는

2월 20일부터 2월 29일까지

인천의 '서비스센터' 디자인 오피스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행 브랜드인 FPT가 

하나의 필터가 되어 

'서비스센터' 멤버분들께 

각각 여행에 대한 질문을 드렸고

그에 정성스럽게 적어주신 답변들을 모았습니다.











'처음 그리고 홀로 경험했던 여행'


Service Center 

Apartment Service


김석현 




여행은 '편협함'에 치명적이라고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 의기소침하고 편협한 성격 탓에 주재원이 되어 혼자 떠난 여행은 마크 트웨인의 말마따나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카피라이트는 베트남 호찌민 공항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 낭만성을 상실했다. 자신을 열린 사람이라 생각해왔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언어, 날씨, 문화의 벽 앞에 며칠도 안 되어 한인타운만 서성거렸다. 온갖 고고한 척은 다 했지만 현지인에게는 고수도 못 먹는 고약한 외국인 정도로 보였을 나의 첫 여행은 그렇게 시작했다. 


‘영어를 쓰면 되겠지, 서툰 나를 이해해 주겠지’라는 등의 유치하고 옹졸한 생각들에서 나온 행동들은 그저 비웃음거리. 다 큰 성인 남자가 식당에 들어가 “이거 하나 주세요.” 도 못하는 처지라니, 어긋난 심성의 현지인들에게는 좋은 사냥감이었을 터다. 덤탱이를 얼마나 당했던지 코가 높았는데 눈 뜬 채 죄다 베어졌다. 너덜너덜 들창코가 되어 갈 때쯤 보다 못한 회사 직원들은 돌아가며 베트남어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들에게는 본격 복수의 시간. 그간 업무 중에 나에게 시달렸을 직원들은 과외 시간에는 "아니 그 발음이 아니"라며 유쾌하게 나를 나무랐다. 여러 튜터를 둔 덕일까 습득한 작은 단어들은 여행의 퀄리티를 바꾸어 주었다. 현지 언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자 문화가 보이고 사람이 보였다. 로컬 친구들을 사귀고, 택시를 잡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영화관에 당당히 들어갔다. ‘기생충’을 보고 나왔던 그때 그 뿌듯함은 아직도 생생히 달콤하다. 


6개월의 짧은 체류 시간은 속 빈 강정에 주제도 모른 체 편협함으로 똘똘 뭉쳤던, 한국에서는 자각하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내가 나에게 무뎌져 타성에 젖어갈 때 홀로 떠나는 여행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비로소 혼자 '낯섬'을 마주할 때 우리는 우리의 베일 속에 있는 나 자신을 마주할지 모른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이야말로 버즈의 노래 제목처럼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









'여행지를 선정하는 기준,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지'


Service Center

Construction Manager 


김대종 




여행지를 선정하는 기준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아요. 정신없이 일만 보이는 일상을 보낼 땐 휴양지를 찾게 되고, 반복된 일상에 지쳐갈 때 즈음엔 다른 도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지더라고요. 그때그때 이렇게 다르다 보니 선택한 여행지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여행이 참 좋다고 느껴졌어요. 


예를 들어 싱가포르 고층빌딩 루프톱 바에 앉아 마리나 베이 샌즈를 바라보며 방금 막 퇴근한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맥주를 마신다거나, 작은 통통배를 타고 엘니도 무인도 사이를 오가다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기도 하고 때 묻지 않은 초록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있다 바닷바람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순간들이요. 이렇게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순간들로 여행을 채우고 나면, 돌아오는 길에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사진으로 잔뜩 채워져 있던데요. (웃음)









'여행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법'


Service Center 

Graphic Designer


이현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보편적인 ‘여행’의 경험은 나에게 많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많이 여행하고 있다. 지루한것 ,재미없는 것이 싫은 나는 익숙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일상을 여행처럼 바라보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자극을 받으려고 한다. 지하철을 타는 것이 특히 재밌다. 매일 오르내리는 지하철이지만 내가 어디에 집중하는지에 따라 매일의 풍경이 다르다. 엉킨 전깃줄이 놀이기구 같기도, 공사하는 건물이 노을을 받아 예쁜 체크무늬가 되기도 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 순간들로 인해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로 남기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카이빙을 한다. 때론 그것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 공감하며 자신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남길 때가 있다. 그렇게 선물처럼 새로운 시선을 남겨주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어느새 그들로 인해 또 다른 시선을 발견한다. 이런 시선의 기록과 공유는 더 다채로운 일상과 경험하게 하고 더 많은 여행을 마음에 남긴다. 이것이 나의 여행 노하우다.
 








'오래 간직하고 싶은 기념품이나 수집품들이 있다면'


Service Center 

Project Developer


배재희 




여행을 다녀온 후 일상을 다시 나고 있다가, 우연히 내가 아는 '그' 거리의 사진을 발견하면 그곳의 기억이 울컥 떠오를 때가 있어요. 그 울컥거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는 장소들의 향을 모읍니다. 기억은 떠올리려고 하면 생각이 나지 않아요. 그러나 매개체가 있으면 되새기려 애쓸 때보다 더 선명하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향수나 향을 판매하는 공간에 들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찾고 여행 중에 내내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그 향은 어떠한 공간을 상징하게되요. 르라보의 도쿄 익스클루시브 <가이악10>을 오모테산도 매장에서 구매했는데 지금도 뿌릴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좋은 향을 맡는 기쁨 그 이상으로 좋거든요. 그런데 모든 장소가 개별의 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수집이라는 것은 가끔 의도를 가진 선택이 되곤 합니다.의미를 괜스레 부여하는 거죠. 


뉴욕에서 마음이 설렐 만큼 마음에 드는 매장을 발견한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향을 모두 맡아보고 하나를 골랐거든요. 그때 꽤 오래 뉴욕에서 머물렀는데 숙소에서 내내 그 향을 피웠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도 그향은 삐거덕거리는 마룻바닥과 하얗고 높은 벽과 층고, 밖의 시끄럽던 사이렌 소리 같은 걸 떠올릴 수 있게 해줘요. 향은 사라지는 것이 본질이고 기억도 잊혀집니다. 그래도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상징하는 뭔가가 물리적으로 곁에 남아있는 것, 그런 것이 기념품이 아닐까요. 
 









'출장지의 숙소를 정하는 노하우'


Service Center 

Director


전수민 




출장과 일이 많다 보니 숙소를 고를 때 저만의 여러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 번째, 묵었던 곳으로 선택합니다. 빈번히 묵었던 곳에 다시 머물게 되면 눈을 감고도 필요한 물건의 위치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객실을 고를 때 침대보다는 책상을 우선적으로 봅니다. 노트북을 켜고 편하게 일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책상이 벽을 보고 있는 객실이세상에서 제일 싫고 트렁크 거치대와 겸용으로 써야 하는 책상이 있는 객실은 우주에서 제일 싫습니다. 세 번째, 체크인할 때 객실의 위치는 최대한 높은 층으로 그리고 최대한 엘리베이터로부터 먼 구석의 방으로 요청합니다. 엘리베이터와 가까운 곳은 아침 일찍 체크아웃 하는 손님들의 캐리어 끄는 소리에 잠을 설칠 수도 있거든요.
 








'가장 최근에 다녀온 곳, 첫 여행과 달라진 점'


Service Center 

Squad Leader


구본웅 




다들 생각하는 여행의 기준이 제각각 다르겠지만, 마지막 으로 제게 '여행'이란 단어에 준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2018년도 겨울입니다.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나 봅니다. 이후로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거든요. 그땐 학생 신분이라 방학을 맞은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었고 여행코스는 강원도 속초와 원주를 지나 서울을 경유하여 울산으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제 그간의 여행과 비교해 보자면 이 시기부터 여행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도 공간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마침 관련 공부를 하고 있던 터라 여행의 중심이 건물과 공간 탐방 위주였습니다. 속초의 글라스 하우스, 원주의 뮤지엄 산, 서울에서는 르꼬르비쥐에 전시를 보기 위해 한가람 미술관을 들렀었거든요. 물론 공간을 보는 관점이나 디테일을 보는 시야가 지금의 저와 비교하자면 아무래도 더 좁았겠지만(지금도 미숙합니다만), 이때도 제법 진지하게 관찰했던 것 같습니다.이제 저에게는 여행이라는 것은 마냥 쉬거나 어떤 것을 즐기기보단, 무언가를 보게 되는 여행을 계속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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